재개발을 원하는 주민이 많더라도 조합을 만들기 위한 법정 동의율을 채우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어렵습니다.
정부가 최근 이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다시 꺼냈습니다.
2026년 8월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는 재개발 조합설립에 필요한 토지등소유자 동의율을 75%에서 70%로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정비사업의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지연을 줄이고 도심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향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꼭 알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아직 일반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이 70%로 바뀐 것은 아닙니다.
2026년 9월 현재 도시정비법상 일반 재개발 조합설립 기준은 여전히 토지등소유자 4분의 3(75%) 이상 + 토지면적 2분의 1 이상 토지소유자의 동의입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5%포인트 완화는 실제 재개발 시장에 얼마나 큰 변화일까요?
재개발에서 동의율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
재개발은 단순히 오래된 집을 허물고 새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 아닙니다.
수많은 토지와 건물 소유자가 하나의 사업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가 조합설립입니다.
현재 일반 재개발은 75%가 필요하다
현행 도시정비법 제35조를 보면 재개발 조합을 설립하려면 원칙적으로 다음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토지등소유자 75% 이상 동의
- 토지면적 50% 이상 토지소유자의 동의**
예를 들어 단순하게 토지등소유자가 1,000명이라고 가정하면 최소 75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셈입니다.
정부 방안대로 70%로 낮아진다면 숫자는 700명이 됩니다.
750명 → 700명
불과 50명 차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재개발 현장에서는 마지막 몇 퍼센트의 동의를 확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5%포인트가 생각보다 중요한 숫자가 될 수 있습니다.
왜 마지막 5%가 그렇게 어려울까?
재개발 주민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새 아파트를 원하지만 다른 사람은 현재 집에서 계속 살고 싶을 수 있습니다.
또 사업에는 찬성하지만 예상 분담금이 너무 높아 반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민마다 이해관계가 다르다
재개발에서 흔히 갈등이 발생하는 부분은 다양합니다.
추가분담금이 얼마나 나올까?
내 집 감정평가액은 얼마일까?
새 아파트 몇 평을 받을 수 있을까?
상가 소유자는 어떻게 될까?
사업이 정말 예정대로 끝날까?
이런 문제 때문에 동의율이 어느 정도까지 빠르게 올라간 뒤 마지막 단계에서 오랫동안 정체되기도 합니다.
특히 소유자가 많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대규모 재개발 구역에서는 몇 퍼센트포인트의 차이가 사업기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75%에서 70%가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조합설립 문턱이 낮아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토지등소유자가 2,000명인 대규모 구역이라고 단순 가정해보겠습니다.
| 동의율 | 필요한 동의자 수 |
|---|---|
| 75% | 1,500명 |
| 70% | 1,400명 |
| 차이 | 100명 |
100명의 추가 동의를 받는 데 몇 달이 걸릴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훨씬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동의율이 70% 초반까지 올라왔지만 75%를 넘지 못해 정체된 사업장이라면 제도 변경의 효과를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모든 재개발 구역이 갑자기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합니다.
재개발이 늦어지는 이유가 동의율 하나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합을 설립한 뒤에도
사업시행인가 → 관리처분계획 → 이주·철거 → 착공 → 준공
등 여러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공사비 갈등이나 시공사 선정, 추가분담금, 인허가 문제 등이 생기면 다시 사업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75%→70% = 재개발 기간이 무조건 몇 년 단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재건축은 이미 70%다
여기에서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재개발과 재건축은 현재 동의율 기준이 다릅니다.
현행 도시정비법에서 재건축 조합설립은 전체 구분소유자 70% 이상 및 토지면적의 70% 이상 토지소유자의 동의를 요구하며, 일정한 동별 요건도 충족해야 합니다. 반면 일반 재개발은 아직 토지등소유자 75% 기준입니다.
정부는 재개발도 70%로 낮추려 한다
재개발 역시 70%로 낮추자는 법률 개정안이 이미 국회에 제출돼 있습니다.
해당 개정안은 재건축과의 형평성을 높이고 높은 동의율 때문에 장기간 정체되는 재개발 사업을 줄이는 것을 취지로 하고 있습니다. 2025년 12월 발의된 개정안은 2026년 2월 국토교통위원회에 상정돼 소위원회로 회부된 상태로 확인됩니다.
여기에 정부가 8·13 대책에서 다시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75%→70% 완화를 공식 추진과제로 제시한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표현하면,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이 70%로 변경됐다”가 아니라 “정부가 75%에서 7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입니다.
동의율을 낮추면 부작용은 없을까?
사업 속도만 생각하면 동의율을 낮추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반대 측면도 생각해야 합니다.
70%가 찬성한다는 것은 반대로 보면 상당수 소유자가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속도와 주민 재산권 사이의 문제
재개발은 주민들의 재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업입니다.
동의율을 낮추면 사업 추진은 쉬워질 수 있지만 반대 주민과의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예상 분담금이나 감정평가, 사업성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합설립만 빨라지면 이후 단계에서 다시 갈등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정책적으로는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합니다.
동의율이 높으면 → 주민 합의는 강화되지만 사업이 늦어질 수 있음
동의율이 낮으면 → 사업은 빨라질 수 있지만 반대 주민과 갈등 가능성이 커질 수 있음
그래서 단순히 5%포인트를 낮추는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재개발 투자자는 무엇을 봐야 할까?
이 정책은 재개발 투자자에게도 상당히 관심을 끌 수 있는 내용입니다.
특히 동의율 70% 초반에서 오랫동안 멈춰 있는 사업장이라면 관심이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70%만 넘었으니 이제 조합설립 확정”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 동의율부터 확인한다
관심 있는 구역이라면 먼저 실제 조합설립 동의율을 확인해야 합니다.
서울의 경우 정비사업 정보몽땅 등 공식 자료와 추진위원회·관할 구청 자료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 개정 여부를 확인한다
이 부분은 특히 중요합니다.
현재 일반 재개발의 법정 조합설립 동의율은 여전히 75%입니다.
정부가 70% 완화를 발표했다고 해서 정책 발표 당일부터 70%가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관련 법률의 국회 통과와 공포·시행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동의율보다 사업성을 같이 본다
동의율이 80%라고 해서 좋은 재개발 사업이라는 뜻도 아닙니다.
결국 조합원에게 중요한 것은 사업성입니다.
기존 자산가치와 예상 분양가, 공사비, 용적률, 일반분양 물량, 추가분담금 등을 함께 봐야 합니다.
동의율은 사업속도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일 뿐 투자수익률을 보장하는 숫자는 아닙니다.
UPMONEY의 의견
이번 **75%→70%**에서 중요한 것은 숫자 5% 자체보다 정부가 정비사업을 바라보는 방향입니다.
정부는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 이후 정비사업 정책설명회까지 진행하며 재개발·재건축의 사업속도를 높이는 후속조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처럼 새로운 대규모 택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결국 기존 도심의 재개발·재건축이 중요한 주택공급 수단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동의율을 5%포인트 낮춘다고 재개발이 자동으로 빨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앞으로는 70% 부근에서 동의율 때문에 정체됐던 사업장과, 이미 조합설립 이후 단계에 들어간 사업장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70% 넘었으니 오른다”가 아니라
동의율 → 조합설립 → 사업성 → 분담금 → 인허가 → 착공
순서로 봐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70%는 아직 '시행된 기준'이 아니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도개선 사항입니다.
뉴스 제목만 보고 이미 법이 바뀐 것으로 착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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